책 소개
『행복: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은 프랑스 바칼로레아에 실제 출제된 행복 관련 철학 문제 열 개를 따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행복의 공식을 다시 묻는 철학 교양서다. 행복해지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가, 행복은 이성으로 얻을 수 있는가, 쾌락과 휴식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타인이 불행해도 나는 행복할 수 있는가, 행복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통해 개인의 감정에서 삶의 조건과 사회적 책임까지 행복의 범위를 넓혀간다.
이 책은 문제 분석과 개념 탐구, 텍스트 읽기, 영화와 미술, 사회 현실을 하나의 철학적 여정으로 연결한다. 세네카·에피쿠로스·아리스토텔레스·칸트 등의 철학, 영화 《퍼펙트 데이즈》, 행복을 다룬 회화 작품, 저자의 『생존의 시간』을 함께 읽으며 서로 다른 주장과 반례를 검토하고 행복의 의미를 정밀하게 수정해나간다.
논술을 준비하는 독자는 질문을 분석하고 반론을 거쳐 자신의 논리를 세우는 방법을 익힐 수 있으며, 일반 독자는 행복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욕망과 시간, 관계와 삶의 방향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다. 행복에 관한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는 명령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좋은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도록 이끄는 책이다.
차례
Reading Manual : 『생존의 시간』을 다시 읽는 법
프롤로그 —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
‘질문의 문’ 앞에서 : 바칼로레아는 왜 ‘행복’을 묻는가
1강 Bac: 바칼로레아 문제 읽기
— 행복은 정말 우리 마음대로 되는가
2강 Concept: 개념의 렌즈
— 행복은 붙잡을 수 있는 상태인가
3강 TEXT LAB: 행복의 역설
— 행복을 붙잡으려 할수록 왜 멀어지는가
4강 Cinéma: 프레임 실험실
— 혼자 있는 삶은 불행한 삶인가
5강 Galerie: 감각과 상징의 공간
— 행복은 우리가 만들어 낸 이미지인가
6강 Monde
— 나의 행복은 어디까지 나만의 것인가
에필로그 : 행복은 삶의 한가운데에 있다
디오니소스의 서재 : 『피곤한 인생에서 벗어나는 13가지 생각의 방법』으로 생각하는 행복
디오니소스 계명 : ‘행복의 우상’을 깨고 바칼로레아를 박살내는 여섯 번의 망치질
바칼로레아 철학 기출문제 출처
출판사 서평
행복이라는 익숙한 질문을 다시 처음부터 묻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한 문장으로 정의하려는 순간 수많은 반례와 충돌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흔히 돈과 성공, 쾌락과 휴식, 좋은 관계를 행복의 조건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조건을 갖추고도 불행한 사람이 있으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은 이처럼 쉽게 답할 수 없는 행복의 문제를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 기출문제 열 개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간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열 개의 문제가 각각 떨어진 논제로 머물지 않고 하나의 논리적 여정을 이룬다는 데 있다. 행복이 의지와 이성에 달려 있는지를 묻는 데서 시작해 시간과 욕망, 쾌락과 휴식, 고독과 관계, 이상과 현실, 타인과 책임의 문제로 나아간다. 앞의 질문에서 세운 답은 다음 질문의 반례와 만나 수정되고, 행복의 의미는 개인의 감정에서 삶 전체와 사회적 조건을 바라보는 기준으로 확장된다.
세네카, 에피쿠로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등의 철학은 개념과 판단 기준을 제공하고, 영화 《퍼펙트 데이즈》와 마티스·푸생의 그림은 이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의 표정과 삶의 시간을 보여준다. 철학과 영화, 미술과 사회 현실을 함께 읽는 구성은 추상적인 논제를 구체적인 삶의 문제로 바꾸어놓는다.
저자의 전작 『생존의 시간』을 다시 읽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피곤한 삶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으며 기록했던 문장과 사례가 새로운 질문 앞에서 주장과 반론, 개념과 사례로 다시 배치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많이 인용하는 능력보다 이미 읽은 텍스트를 새로운 문제에 맞게 해석하고 논증의 정확한 위치에 놓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은 행복해지는 비결이나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행복에 관한 익숙한 믿음의 전제를 발견하고, 반례와 충돌을 통과하며 자신의 기준을 세우도록 이끈다. 철학 논술을 준비하는 독자에게는 문제를 분석하고 자기 논리를 만드는 훈련이 되며, 일반 독자에게는 자신이 무엇을 행복이라고 부르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다시 묻는 철학적 독서가 될 것이다.
책 속으로
바칼로레아가 행복을 묻는 것은 행복해지는 비결을 적으라는 뜻이 아니다. 행복이라는 좋은 목적 안에 들어 있는 충돌을 찾아내라는 요구다. 행복이 나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면 바꿀 수 없는 조건을, 환경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면 같은 조건에서도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설명해야 한다.
좋은 철학 답안은 행복을 찬양하거나 행복은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처음의 주장이 설명하지 못하는 반례를 찾고, 그 반례가 던지는 문제를 받아들여 행복의 의미를 수정한다. 개인의 마음과 외부 조건, 즐거운 순간과 삶 전체, 나의 행복과 타인의 삶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질문의 문’ 앞에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