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 프랑스어의 바다로
기말고사를 끝내고, 델프와 파리로 향하는 첫 수업의 문 앞에 서다
한국어교육학과 첫 기말고사를 무사히 마친 다음 날, 나는 프랑스어학원에 등록했다. 방송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지나, 사이버 한국외대 한국어교육학과에 적응하고, 이제 다시 프랑스어와 델프라는 바다로 들어가는 기록.
비가 오는 날, 한 학기가 끝났다
비가 오는 날이었다.
기말고사가 끝난 다음 날이었다.
사이버 한국외대 한국어교육학과 3학년에 편입하고 나서 치른 첫 기말고사.
무사히 마쳤다.
이제 한국어교사 자격증으로 가는 길에서 4분의 1이 끝난 셈이다.
그날, 나는 학원에 등록했다.
여름방학의 시작.
프랑스어학원에 등록했다.
이제는 정말 델프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차례다.
방송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졸업하고 한 학기가 지났다.
역시 졸업하고 나니,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게 끝이 났다.
수업과 시험이 있으니까 공부를 했는데, 지난해 12월 방송대에서 기말고사를 마치고 난 이후로 간간이 공부를 하다가 뚝 끊겼다. 물론 새로운 학교, 새로운 학과에 다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제 한 학기가 지나니까, 적응 기간이 끝났다.
수업과 과제물, 시험까지 한 학기를 끝내 보니, 마음이 놓였다.
내가 충분히 감당할 만한 과정이었다.
그래서 프랑스어를 함께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어학원에 이제 등록할 수 있었다.
학원에 등록하려고 방송대를 간 사람
사실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인가.
제주도에서였나, 부산에서였나.
코로나19 시절 잠시 지방으로 피난 가 있던 그 시절에
우연히 유튜브로 알게 된 프랑스어 선생님.
그 수업을 듣고 프랑스어가 친근해졌다.
그리고 방송대에 편입학했다.
그 선생님이 원장인 학원에 등록하려고.
좀 웃기는 과정이지만,
학원에 등록하려고 방송대를 가는 건
내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어를 너무 모르니까
학원 가서 너무 헤맬 것 같았다.
그래서 문법이라도 쌓고 가자고 방송대에 편입학했다.
그 학원은 말하기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방송대에서 결국 말하기 이외의 것들은 얻었다.
이제 학원에서 말하기를 중심으로
처음부터 다시 하려고 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
등록하려고 가서 상담하면서
내가 쌤에게 물었다.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 발음이 너무 걱정되네요.”
쌤이 하시는 말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거니까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 말 한 마디에 안심이 되었다.
아무래도 프랑스어는 정말 부드러운 발음인데,
경상도 억양은 우리말 중에서도 가장 센 발음이고 억양이기 때문에
항상 마음에 걸린 문제였다.
실제로도 경상도 사람이 프랑스어를 할 때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아서.
하지만 쌤이 책임져준다고 하니까,
시키는 대로 잘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프랑스어를 정말 잘하고 싶다.
하지만 마음처럼 그렇게 지독히 프랑스어 공부를 할 수도 없고,
열심히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매일 꾸준히 혼자서는 할 수가 없다.
또 다른 전공으로 지금 사이버외대에 다니는 중이라서,
그 수업이며, 과제물이며, 시험이며 같이 감당하기가 버겁다고 핑계를 대볼까.
학교라는 틀, 시험이라는 틀
하지만 이젠 한국어교육 수업 과정도 적응이 되었으니,
다시 프랑스어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볼까 한다.
난 아무래도 혼자서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누가 붙들어주고, 틀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같다.
학교라는 틀, 시험이라는 틀.
내가 살아오면서 가장 싫어했던 게 학교와 시험이었는데,
이 무슨 아이러니한 상황인지!
하지만 학교도 학교 나름, 시험도 시험 나름인 것 같다.
내가 복종하고 싶고, 그 시스템을 따르고 싶어하는 그런 학교, 그런 시험은
내가 순종할 것 같다.
출석하지 못하던 사람
이번에는 이 학원에 꾸준히 잘 다녀봐야지.
나는 사실 살아오면서 헬스장도 일주일을 넘겨본 적이 없고,
컴퓨터 학원도 예전에 사흘을 넘겨 다녀본 적도 없고,
일반 학원도 한 달을 넘겨 본 적도 없고,
프랑스어 학원도 몇 십년 전에 일주일을 넘겨본 적이 없었다.
뭘 끝까지 배워본 적이 없다.
아, 독일어도 대학교 다닐 때 문화원에서 회화 과정을 다녔는데
한 달을 넘겼나, 못 넘겼나.
나는 출석하는 데 뭔가 한계가 있는 듯하다.
방송대는 어떻게 졸업을 2년만에 했을까.
그건 출석을 안 하기 때문일까.
그런데 방송대 회화 수업은 한 학기밖에 못 다녔다.
역시 그만두었다. 매주 나가는 것이 귀찮았다.
나는 귀찮으면 그만두는 스타일인가 보다.
하지만 집에서 하는 수업은 잘 따라가는 듯.
사이버외대 한국어교육학과 수업도 한 학기 잘 마치는 걸 보면.
직장도 그랬다.
한 직장에 오래 다닐 수 없었다.
매일 출근하는 게 힘들었다.
학교에 매일 출석하는 게 힘들 듯이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재택근무를 해줄 때는 결과도 더 좋았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더니 딱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회사는 오래도록 하고 있다.
벌써 10년이 훌쩍 넘고, 아마 죽을 때까지 할 것이다.
이건 어떻게 가능한가.
출근이 없기 때문이다.
난 역시 출석이나 출근이 없는 데에서 강하다.
그래서 난 학원 같은 데 등록하는 걸 포기했다.
자신이 없어서다.
마지막 시험대
하지만 이 학원에서는 결과가 아마 다를 것 같다.
일단 가깝고, 일주일에 두 번만 가면 되니까.
또 전에도 말했지만, 이 학원에 다니기 위해
광교로 이사까지 왔으니,
계속 안 다닌다면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나는 마지막 시험대에 나를 세워 본다.
이 학원에서 끝장을 볼 생각이다.
프랑스어를 나에게 완성시켜줄 존재는
이 쌤밖에 없다.
말하기는 절대로 혼자서 못한다.
특히 발음 교정은.
나는 이 학원에서 내 프랑스어를 끝장내 보겠다.
델프도 끝장내 볼 생각이다.
그냥 인디언의 기우제처럼
‘될 때까지’ 다녀볼 생각이다.
그럼 언젠가는 되겠지.
델프와 파리행 티켓 사이에서
파리에 가는 게 조금 더 미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B1까지는 따고 가야지.
B2도 이 쌤에게 맡기면 따고 파리에 갈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럼 너무 늦어져서, 반 년만 더 미룰까 생각 중이다.
어쨌든 최소한 델프 B1은 통과하고 가고 싶네.
마음은 B2까지 합격하고 가고 싶은데,
나도 모르겠다.
물이 흘러가는 대로 가면 되겠지.
반 년이나, 일 년이나 그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쨌든 사이버외대 졸업하기 전에만 가면 되는 걸.
한국어교사 자격증이 나오는 것도 그때이고,
파리 가서 석사 과정에 들어가는 것도
학사를 졸업해야 가능한 것이기에
반 년, 일 년에 더 이상 연연해하지 말자.
어쨌든 오픈 마인드로
이제는 델프만 생각하기로 하자.
쌤이 나를 인도해주겠지.
시키는 대로만 따라하면
모두 다 가능하다고 말해주셨다.
쌤이라는 귀인
학원 등록하러 가는 날,
네이버 일일 운세를 보니,
귀인을 만난다고 했다.
쌤, 그래요.
내겐 쌤이 귀인이네요.
코로나19 시절, 제주도에서, 부산에서
나를 프랑스 파리에 대한 희망으로
붙들어준 쌤의 유튜브가 있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니까요.
결국 나를 파리로 보내줄 사람도 쌤이겠네요.
델프에 합격시켜줄 테니까요.
착한 학생이 되고 싶다
열심히 한번 해볼랍니다.
나의 열심은 보통 사람들이 하는
그런 죽자고 하는 공부는 아닐 테지만요.
그래도 나름대로 쌤이 하라는 숙제는 잘 따라할게요.
제가 숙제는 그래도 잘한답니다.
초등학교 때도 그랬죠.
숙제만 잘해도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지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잘 따라가겠습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나.
공부에 있어서, 특히 출석에 있어서
나를 믿지 못하지만,
이젠 달라졌겠죠.
설레면서도 조금 걱정은 되지만,
이젠 달라졌겠죠.
달라져야죠.
파리가 걸려 있는 문제인데요.
그래도 사람은 잘 안 변한다는데,
일주일에 두 번은 잘 가겠죠.
델프에 통과하는 그날까지
출석도, 숙제도 잘하는
착한 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나의 농띠 본성이 안 나오도록
조심, 또 조심하렵니다.
하지만 또 너무 열심히는 안 하렵니다.
그럼 또 금방 지칠 테니까요.
하여튼 프랑스어, 델프,
쌤만 믿고 열심히 따라가볼게요.
수업만은 최소 안 빼먹고
숙제만은 안 빼먹고
따라가볼랍니다.
내 방식으로 사랑하는 프랑스어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내년 5월에 B1 통과할 것 같다고 하셨으니,
따라가겠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B2를 갈 것이고,
한번 올해와 내년, 델프에 온힘을 쏟겠습니다.
물론 쉬어가면서요.
사람이 다 살자고 하는 건데,
공부도 뼈 빠지게는 안 하고 싶은 게
제 지론이죠.
델프 통과할 정도만
딱, 그 정도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프랑스어, 사랑합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아서 그렇지,
사랑은 합니다.
내 방식으로 사랑합니다.
델프 합격의 그날을 위해서
사실 B2를 통과해야
진심으로 기쁘겠죠.
B1은 누구나 다 잘 통과하니까요.
여튼, 그날을 기다리며
쌤을 잘 따라가보렵니다.
그래도 안심이 되네요.
쌤이라는 깃발만 잘 따라가면
델프 B2도 잘하면 한국에서
통과하고 파리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보이네요.
이제는 델프만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한국어교육 수업은 잘 따라가고 있으니까요.
또 그렇게 남은 학기들은 하면 될 테니까요.
디오니소스 논술이라는 또 하나의 미션
아, 그리고 내게 남은 과제가 또 있죠.
디오니소스 논술 교재도 계속 써야 하고,
제작도 해야 하고, 유통도 해야 하죠.
올해 안에 10권을 완성해야 합니다.
역시 잘 하겠죠.
1권을 지금 다 집필 완성했으니까요.
이제 기말고사도 끝났고
학원 수업도 7월부터이니까
그동안에 빨리 제작해서 유통을 해야겠죠.
첫 권의 틀이 세워졌으니
그다음은 덜 힘들겠죠.
그 미션도 올해 다 완성할 겁니다.
쉬엄쉬엄, 열심히
말이 안 되는 모순 같지만,
그렇게 가보렵니다.
학원 수업, 전 과정을 마치는 그날까지
변한 내 모습을 보고 싶군요.
출석을 잘하는 나.
그래서 결국 델프 시험에 합격하는 나를
보고 싶습니다.
발음도 완성한 내 모습을 꼭 보고 싶네요.
마실 가듯이, 파리로
델프만 통과하면 파리행 티켓을 끊고
바로 파리로 날아가려고 합니다.
물론 내년이죠.
교육 실습을 끝내고 나서.
교육 실습을 끝내야 한국을 떠날 수 있으니까.
그래도 동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