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중과 상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죽음을 앞둔 한 사람의 마지막 선택을 따라가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우정과 질투, 상처와 애증, 그리고 남겨진 사람이 다시 살아갈 수 있는가를 묻는 드라마였다. 나는 백상 수상 이후 궁금증에 이끌려 이 작품을 하루 만에 정주행했고, 마지막에는 신파적 최루성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 눈물은 예전처럼 나를 무너뜨리는 눈물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이제 죽음의 트라우마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준 눈물이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내게 다시 쓰고, 다시 공부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감각을 되돌려준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남았다.
백상 이후, 하루 만에 정주행한 드라마
얼마 전에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백상 시상식이 하길래 봤는데, 내가 봤던 드라마나 영화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그래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이 방송 부문 작품상(드라마)과 극본상을 수상했다. 하필이면 내가 볼까, 말까한 작품이라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이번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혹은 <파인: 촌뜨기들>이 대상을 받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두 작품 모두 내가 한 회도 빠뜨리지 않고 볼 만큼 흥미진진해서 그중 하나가 받지 않나 기대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안 본 <은중과 상연>이 수상했다. 그래서 너무 궁금한 차에 9일 토요일에 바로 넷플릭스 가입해서 <은중과 상연>을 하룻만에 정주행했다. 광고를 시청하면 7천 원대라서 저렴한 영화 한 편 가격밖에 되지 않아서 <은중과 상연>을 보기 위해 한 달만 가입하기로 했다.
게다가 이번에 내가 콘텐츠진흥원에 드라마 부문 응모를 위해 이번 5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상 상금이 5천만 원이라는데, 역시 드라마나 영화 쪽이 출판보다 판돈이 크다. 그리고 선정되면 저작권이 붙어서 이제 드라마나 영화나 혹은 다른 쪽 분야에서 제작될 때 저작권료도 발생하기 때문에 굉장한 수익원이 된다. 매해마다 이런 정기적인 큰 상금의 응모전이 있나 보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제는 매해 응모해볼 생각이다. 이전부터 이런 응모 대회가 있는 줄 알고 있긴 했지만, 이번에 내가 왜 응모를 결심했냐고 하면 정말 아껴둔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있어서 일단 들이밀어 보기로 했다. 승부를 걸만한 컨셉이다. 그리고 이젠 영화나 드라마 쪽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해보자 싶어서이기도 하다. 마음이 이젠 좀 많이 정리가 되어서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어차피 앞으로 파리에 가서 영화 공부를 할 건데, 시나리오 쓰는 건 이제 일상이 될 일이니까 올해부터 미리 한번 드라마를 써보자고 싶었다. 요즘 열심히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날 확 땡겨서 시청하기 시작했는데, 아침부터 보기 시작해서 15회를 새벽까지 봐서 그날 시청을 다 끝냈다. 그냥 식사도 빵으로 그 자리에서 먹고, 화장실만 왔다갔다하고 나머지는 쭉 이어서 봤다. 재미가 없으면 절대로 그렇게 못하겠지. 정말 백상 대상 받을 만큼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제법 섬세한 결이 느껴졌고,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했다. 특히 박지현 배우가 너무 예뻤고, 정말 상연 캐릭터 그 자체로 느껴졌다. 나는 은중과 상연 중에서 상연에 집중되었다. 여배우로는 신현빈 배우나 박지현 배우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남자 배우로는 김남길 배우가 있다. 최근에 김남길 배우가 조연으로 잠시 출연한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
상연이라는 인물, 그리고 조력 사망 여행
다시 <은중과 상연>으로 돌아와 보자면, 줄거리는 내가 딱히 기대한 대로 흘러가진 않았지만(이 글에 스포일러가 있으니, 이 드라마를 안 본 사람들은 더 이상 읽지 말기를 바란다.)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15회를 끊지 않고 쭉 이어서 시청했다. 그리고 스위스로의 조력 사망 여행에 대해 나도 생각해 보았다. 나도 혹시 죽을 병에 걸리면 치료보다는 더 이상 일상 생활이 어렵게 될 경우에 그 방법을 선택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파리에 살면 스위스 가기가 더 쉬울 테니 간단할 거다. 스위스는 바로 프랑스 옆동네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어쨌든 이 드라마를 보면서 박지현 배우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 나중에 나도 영화를 만들게 되면 이런 느낌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줄거리는 처음에 좀 약간 유치한 구석도 있는 걸 겨우 참고 지나가니 좀 괜찮아졌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안 맞는 구석도 좀 있었다. 상연이 오빠가 성정체성을 겪고 있는데도 전국에서 1등인가, 2등인가 하는 높은 성적을 낸다는 게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았다. 청소년 시절에 그토록 큰 내적 갈등을 하는 경우라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렇게 성적이 나올 리가 없다. 설사 또 그런 성적이 나올 정도로 멘탈이 강하다면 나중에 자살할 일도 없다. 그래서 앞뒤가 논리적으로 안 맞고, 현실적으로도 좀 안 맞긴 한데, 어쨌든 드라마로서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하고 넘어갔다.
극복해야 나도 살지.
최루성 눈물 이후에 남은 자유
어쨌든 이 드라마를 진짜 재밌게 봤다. 마지막에는 정말 최루성 눈물이 났다. 신파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울지 않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펑펑 통곡해서 울지는 않았다. 그냥 눈물을 살짝 흘렸다. 사실 개인적으로 다행이다. 이젠 더 이상 암 환자나 병상 이야기에서 통곡하지 않아도 되어서 말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했나 보다. 이젠 완전히. 요즘은 병원이 나오고, 중환자가 나오는 이야기라도 덤덤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죽는 이야기가 나와도 통곡하지 않을 수 있다. 울지 않을 때가 많다. 이젠 정말 완전히, 완전히 극복했는가 보다. 극복해야 나도 살지. 이제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하고, 다 변한다. 요즘은 속도가 더 빠르지 않는가. 나도 살아야지. 이 드라마를 통해서 이젠 내가 완전히 그 죽음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는 사실에 한편으론 안도감을 느꼈다. 이제 나는 감정적으로 완전히 ‘자유’구나. 그래서 이젠 드라마도 쓸 수 있고, 일에도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공부에도 집중할 수 있고.
급한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시간
참, 요즘은 프랑스어 공부를 완전히 손 놓았다. 사이버외대 한국어교육학과 중간고사와 수업, 과제물을 다 챙기느라 몇 달째 지금 프랑스어 공부를 못하고 있다. 설마 몇 달 쉬었다고 프랑스어를 다 잊어버리는 건 아니겠지? 불안하다. 하지만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여름방학 동안 다시 프랑스어 공부에 올인해야겠다. 하지만 디오니소스 논술 교재 집필과 제작 작업도 해야 해서 정말 완전히 올인하기엔 좀 버겁다. 하지만 방학 동안에는 한국어교육학과 공부는 완전히 스톱해도 되기 때문에 프랑스어 공부에 집중해야겠다. 가능하면 7월, 8월에는 델프 전문 준비 학원에 다녀야지. 그래서 올해는 DELF B1 시험을 쳐야 한다. 나는 두세 가지 일을 정말 잘 못하겠다. 요즘 벌여 놓은 일들이 많아서. 프랑스어 공부도 해야 하고, 한국어교육학 수업도 들어야 하고, 논술 교재도 집필해야 하고, 드라마 공모전에 보낼 드라마도 써야 하고. 너무 많이 벌여 놓아서 동시에 모두 다 진행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급한 것부터 하고 있다. 일단 중간고사 먼저 보냈고, 그다음에 마감이 있는 드라마 집필에 올인하고 있고, 다음에는 또 기말고사가 다가오네. 논술 집필이 또 밀리네. 논술 교재야 마감이 없으니 자꾸 밀린다. 이제 방학이 오면 논술 교재 집필을 첫 권 마무리하고, 쭉 달려야지. 그리고 프랑스어 공부도 다시 하고. 한꺼번에 모두를 하는 건 불가능해서 그냥 제일 급박한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중간고사도 결과가 나왔는데, 평점이 A이상이다. 그러니까 평균 90점 이상이라는 말이다. 이 정도만 하면 기말고사도 비슷하게 치고, 수업 출석률은 만점이고, 과제도 나쁘지 않을 테니 A학점 이상이 될 거다. 그럼 됐지 뭐. 사실 교사 자격증은 기준점이 훨씬 더 낮아서 반드시 평점 A학점을 받을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이 정도만 받으면 개인적으로 불만은 없다. 그리고 국가유공자 자녀 장학금 커트라인도 하한선이 매우 낮아서 그건 걱정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하여튼 앞으로도 이 정도 수준만 유지하도록 해야지.
뉴스를 믿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는 일
요즘 뉴스를 통해 국내와 국제 정세를 보자니, 정말 예측한 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뉴스를 백 퍼센트 신뢰하여 뉴스가 전달하는 사실에 집중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뉴스를 분석해서 재구성하고 재해석하지, 뉴스 자체의 전달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내가 볼 때 한국에서 전달하는 뉴스를 그대로 믿는 건 바보나 할 일이다. 듣고 있으면 기가 차다. 전문가들도 나와서 논평을 하는 걸 들어도 참 말문이 막힐 때가 많다. 설마 자기들도 알면서 저렇게 위안 섞인 논평을 하는 거겠지, 생각하면 참 한국에서 전문가 노릇하는 것도 안쓰럽게 보인다. 그래서 국내에서 대학 교수를 하거나, 전문가를 해도 하나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입에 발린 소리, 정해진 정답을 제시하는 로봇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뉴스를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가. 분석을 해야지. 어떻게 분석하느냐, 사실 관계를 부분, 부분 끼워 맞추기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빼고. 그런데 사실 관계도 교묘하게 조합되어서 전달될 때 진짜 사실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그걸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건 개인 역량이라서 내가 뭐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건 테크닉이 아니고, 분석 능력이다. 어쨌든 파리로 가는 걸 늦추면 안 된다는 걸 확실히 요즘 보고 있다. 3, 4년 뒤 국내 상황, 국제적 상황이 뻔히 눈에 보인다. 그래서 빨리 파리에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내 삶의 터전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을까. 알면서 모른 척하면서 사는 걸까. 정말 모르는 걸까. 나도 모르겠다. 각자 알아서 살아가는 거지 뭐. 국내와 국제적 큰 사건의 줄기를 보면 답이 다 보이는데, 다들 몇 년 후 일들도 모르고 사는 거지. 어쩔 수 없다. 각자도생하는 시대일 뿐이니까 말이다. 어쨌든 나는 파리로 가서 내 살길을 찾을 거고, 내가 남겨두고 갈 숙제도 차차 다 해결할 것이다. 오히려 난세에 큰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그 기회가 없는 것 같다. 나는 내가 그동안 신세를 크게 진 사람들에게 내가 잡을 기회를 나눠줄 생각이다. 아니면 그 결과물을 함께할 계획이다.
인생 제2막,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감각
사실 요즘의 나는 내 생애 그 어느 때보다 굉장히 명쾌해졌다. 왜냐하면 청소년 시절에는 뭔가 존재론적 고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궁금한 일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이 나이대에는 그런 것들이 다 충족되었기에 더 이상 다른 걸 신경 쓸 필요가 없어져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공부에 더 집중을 잘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인생의 본 게임은 이제부터인 것 같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 예전에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었다. 난 너무 생각할 게 많았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공평한 경쟁이 아닌 셈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오롯이 내 삶에 집중할 수 있고,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집중력이 높아졌다. 그래서 이제야 나는 온전히 세상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볼 생각이다. 그야말로 인생 제2막이 오른 것이다. 아, 설렌다. 아직까지 설레게 하는 대상이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고 축복이다. 한국은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나이를 너무 따지지만, 프랑스 파리는 그런 제한이 상대적으로 없는 곳이다. 너무 우물안개구리처럼 한국식 마인드와 기준으로 살면 세상이 다 그런 줄 안다. 그리고 사실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런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본인은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모르는 게 속이 편할지 모른다. 여기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세상이 있다는 걸 안다면 그렇지 않은 곳에 사는 박탈감이 크기 때문에 아예 모르고 사는 게 낫다는 자기 보호, 자기방어적 본능일 거다. 그래, 그냥 각자 도생하는 거다. 그리고 각자 인생을 책임지는 것이고. 그리고 결과적으로 각자 그 인생의 과실을 즐기는 거고. 사실 나는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말할 기회가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일본이 섬이죠? 그럼 청소년들이 네, 그렇죠, 라고 할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은 어때요? 그러면 학생들은 섬이 아닌데요, 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그때 말할 것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지금 섬입니다. 물리적으로 대륙과 연결되었을지라도 지금 대한민국은 실질적으로 섬입니다. 여러분, 이 섬에서 평생 머물 건가요? 그럼 이 섬을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요? 돈이요? 아닙니다. 일단 외국어를 익히세요. 어릴 때부터 외국어 하나에 빠지세요. 한 언어를 완전히 통과하면 다른 언어는 쉽습니다. 하나의 외국어만 확실히 알게 되면 다른 외국어는 쉽게 자기것이 됩니다.
외국어라는 탈출구
외국어 하나에 풍덩 빠지세요. 다만, 한국 사람이 만든 교재로 공부하지 말고, 본토에서 온 그 교재나 학습자료로 공부하세요. 절대 그걸 지켜야 합니다. 아니면, 외국어는 그냥 한국어입니다. 여러분은 언어 회로를 바꾸어야 하는데, 한국 사람이 만든 외국어 교재는 그냥 한국어 언어 회로를 그대로 갖고 오는 거라서 너무 어려워집니다. 그럼 외국어 공부에 만정이 떨어지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런 방법이라면 차라리 외국어를 공부하지 마세요. 하지만 진짜 외국어 공부를 하세요. 공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이 섬으로부터 탈출하게 만드는 동아줄을 만든다고 생각하세요. 돈이 없더라도 외국어 하나만 확실하게 알면 반드시 탈출할 길이 나타나고, 여러분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아시아권이 아닌 저 멀리 가라고 하고 싶네요. 아시아권은 잘사는 나라라도 개인보다는 집단을 더 중요시하는 사상이 만연합니다. 그런 곳에서 여러분은 여전히 ‘자유’보다는 규제에 잡혀 살 겁니다. 여러분, 가능하면 영어나 유럽 쪽 언어에 빠지세요. 그리고 그 나라로 가세요. 거기서 삶을 개척하세요. 인간이 한번 태어나면 자유로운 곳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언어는 세계를 볼 줄 아는 능력을 줍니다. 외국어는 생각의 지평을 넓힙니다. 자, 가세요. 여러분이 더 큰 능력을 가질 수 있는 나라로 떠나세요. 이렇게 나는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일단 외국어를 통과하고 나면 이 세상이 한반도라는 섬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얼마나 좁은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본지 알게 된다면 헛웃음만 나올 것이다. 요즘 나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인다. 정말 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 이상은 안 할 것이다. 그럼 혹자는 외국인들이 왜 한국어를 배우냐고 말하겠지만, 그들에겐 한국어가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고, 한국은 낯선 세상이 될 것이니까, 라고 말하고 싶다. 또 후진국 사람들에겐 한국이 더 나은 기회와 도전을 주는 나라일 테니까 말이다. 또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건 문화적으로 신선한 자극을 받고 싶어서일 것이다. 더 이상 말은 안 하겠다. 여튼, 난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싶다는 것뿐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그 사실을 깨달으라고. 나는 늦은 나이에 그걸 깨달았지만, 다들 나처럼 수명이 긴 건 아닐 테니, 기회가 평생 똑같이 주어지진 않을 것이니까. 나는 오래 살 거라서 이제 깨달아도 몇 십년을 이 외국어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오래오래 사는 건 아니니까, 일찌감치 깨달아서 인생을 더 활기차게 살기를 바란다. 한국은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왜 그럴까. 개인들이 희망차고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외국어를 장착하라는 것이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하지만 자기 뜻으로 가야 한다. 스스로 깨쳐야지. 강요에 의해 가는 건 차선이고, 스스로 깨달아서 가야 한다. 나는 100세까지 사는 게 목표다. 아니면 90세까지는 살 것 같다. 아니면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라서 피도 갈고, 의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거니까 150살까지 사는 것도 일상이 되는 시대가 곧 올 것 같다. 나는 담백한 삶을 살아서 아주 오래오래 살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익히고 싶은 언어를 다 공부하고, 남극, 북극까지 다 가보는 삶을 누리고 싶다. 아, 아름다운 세상! 요즘 나에겐 인생도 아름답고, 세상도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오래 살면 장땡이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아름답다! 일단, 파리로 가서 그 출발점이 될 내 삶의 둥지나 잘 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