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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노트

(Étoile Bleue Créations · 푸른별창작소)

EDITOR’S NOTE
2025.12.29

여권과 캐리어

여권과 캐리어는 ‘떠날 준비’의 상징이고, 이 글은 그 준비가 실제로 진행되는 기록이다.

출발선에 서다

떠날 날짜가 가까워져올수록, 선택이 투명해진다.

파리를 향한 소소한 준비 과정의 타임라인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2025년도 지나가고, 2026년이 온다. 일 년 중 두 번만 파리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왜냐하면 어학원의 등록이 상반기(3월 초 개강)와 하반기(9월 초 개강)에 있기 때문이다. 방송대에 편입학했던 초입에는 바로 대학이나 대학원을 갈 생각을 했기에 델프 시험 합격이 파리행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라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파리 대학에서 실질적으로 수업을 받기 위해서는 일 년 정도 현지 어학원을 다니는 게 공공연한 필수 코스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제 델프 시험 합격이 파리행을 위한 출발의 기본 전제는 아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델프 시험 주기가 원님 행차처럼 한참 기다려야 하는 데 반해, 파리에서는 매달 시험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파리에 가서 준비되면 언제든 응시할 수 있다.

장소가 기회를 만든다

준비의 난이도는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어디에 사느냐’가 먼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많은 기회가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지방에서 살면 각 분야 전문의가 포진해 있는 대형 병원에의 접근성도 떨어지고, 대규모의 문화 공연과 해외에서 오는 오리지널 뮤지컬 공연을 볼 기회가 거의 없는 것처럼 한국에서 산다는 게 여러 기회의 횟수나 그 폭에 제약을 가진다는 사실. 우리는 익숙해져서 그게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범위를 넓혀 보면 충격 그 자체다. 카메라로 치면 단렌즈로만 사진을 찍다가 광각렌즈를 단 것처럼 요즘 나의 세상에 대한 인식의 폭은 굉장히 넓어졌다.

사람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많은 기회가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파리행을 향한 소소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해가 바뀔 무렵이라,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그 타임라인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준비의 실제, 타임라인

날짜와 선택이 쌓이면서, 파리행은 ‘계획’에서 ‘실행’으로 넘어간다.

지난 12월 13일과 14일, 주말에 방송대의 마지막 기말고사 일정이 완료되었다. 아직 정식 점수는 이달 말일에 발표되지만, 졸업하는 학점을 채우는 데는 이상이 없다. 그래서 파리행을 위한 첫 단계의 준비가 끝났다. 원 스텝, 완료!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0월 27일에 여권을 온라인으로 새로 신청해서 며칠 후에 수령을 했다. 여권 만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10년짜리 여권을 재발급했다. 또 11월 20일에는 코스트코온라인몰에서 쌤소나이트 캐리어를 구입했다. 대형 캐리어가 아주 저렴하게 할인해서 나온 기회였다.

원래 나는 파리행을 단행할 때 백팩 하나만 메고, 비행기에 오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날짜가 다가오고, 짐을 꾸릴 현실이 다가오자 곧 계획을 바꿔야 했다. 게다가 AI와 의논한 결과, 파리에서 이사를 다니기 위해서도 큰 캐리어 하나쯤은 있어야 편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갖고 있던 캐리어도 역시 쌤소나이트였지만, 오래 전 모델이라 단단하긴 한데 너무 무거웠다. 그리고 제주도로 내려갈 때 이미 당근에서 정리를 한 상태이고. 그 캐리어에는 과거의 많은 추억이 담겨 있기에 또한 꼭 정리를 해야 했다. 나의 새출발을 위해서는. 이번에 구입한 캐리어는 신형답게 아주 가볍고, 크기는 그때보다 훨씬 커서 파리에서 이사갈 때도 AI 말대로 이 가방 하나만 챙기면 만사형통일 것이다.

이 캐리어를 아주 저렴하게 득템한 이유에는 또 하나의 서사가 있다. 지난 10월 30일, 늦은 가을날이었다. 나는 그 당시 출판진흥원의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된 EPUB2와 EPUB3를 막 제작하고, 유통을 마치고, 서류를 다 챙겨 보낸 이후였다. 특히 EPUB3 제작을 처음 도전해 보느라, 진이 다 빠진 어느 날이었다. 오랜만에 틈이 나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지만, 양재역까지 가서 코스트코 매장을 방문했다.

이런 호사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코스트코 양재점까지 걸어가는 길은 아주 운치가 있었다. 늦가을이라 거리에는 낙엽들이 잔뜩 쌓여 있고, 겨울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려서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EPUP3를 처음 만드느라 HTML 코드와 씨름을 오랫동안 한 끝에 나의 심신은 지쳐 있었는데, 그 비 오는 날의 가을길 산책이 기분을 환기시켜 주었다. 그날 다시 비즈니스 회원으로 등록하고,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제주살이를 하러 내려가기 전, 그러니까 코로나 19 시기 전까지만 해도 일산과 파주에 작업실이 있을 때는 일산 매장을 직접 방문했다. 일산에서는 걸어서 1분 거리였고, 파주에서는 차를 운전해서 가면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로 제주살이, 부산살이를 거쳐 광교로 오기까지 대략 6년여만에 다시 코스트코 매장을 방문하니까, 마치 고향에 온 듯이 아늑했다. 이제 차도 다 정리를 한 마당이라, 온라인몰에서 구매를 했다. 이날 시간을 내서 매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캐리어도 제때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딱 필요한 아이템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덕분에 요즘 내 식단도 다시 유럽식 식단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때 한식도 다시 정식으로 시작했는데, 역시 국물 있는 한식과 김치는 얼굴을 붓게 만든다. 다시 지중해식 또는 유럽식 식단으로 돌아가야겠다. 지금 구매해 놓은 것만 다 먹고 나서는 정말 다시 한식을 자제해야겠다. 머지않아 파리로 떠나고 나면 한식은 거의 영원히 굿바이가 되어서 마지막으로 한식을 좀 먹어보자고 했는데, 역시나 얼굴이 너무 붓고 처진다. 다시 원래 코로나 19 시기 이전의 지중해식 식단을 되찾아야겠다.

EPUB에서 플랫폼으로

이 준비의 핵심은 ‘비용’이 아니라, 기술을 축적해 통제권을 회수하는 방식에 있다.

타임라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파리행을 위한 또 하나의 준비로 홈페이지를 새롭게 제작했다. 연말이면 홈페이지 관리 업체에서 정비를 하는 바람에 늘 ‘404’라는 오류 코드가 떠서 첫해에는 난 굉장히 놀랐다. 처음 홈페이지를 대행으로 제작했던 그해 겨울의 어느 날, 책읽는귀족의 홈페이지가 연결이 안 되고, 하얀 컴퓨터 화면 위에 ‘404’ 에러 표시가 날 때 마음이 덜컹 내려앉는 듯했다. 충격이었다. 하지만 곧 관리 업체에 문의해 보니, 의례적인 정비 과정이라는 거였다. 통보도 없이 그런 화면을 봤기에 굉장히 놀랐다. 그러나 몇 년을 연말마다 그 광경을 목도해야 했다. 어쩔 수 없었다. 홈페이지를 제대로 된 걸 대행 제작하려면 견적서를 받아 보니 거의 1천만 원 이상을 호가했다.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보니, 메뉴나 페이지가 늘어나면 날수록 가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작은 회사가 그 정도로 홈페이지에 많은 금액을 쏟아부을 여력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연말마다 그 반복된 폐쇄 페이지를 버텨야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첫해만큼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지는 않았다. 그 원인이 뭔지도 알고 있었고, 매년 반복되는 사건이었기에 좀 익숙해졌다고 할까. 그러나 내 계획에는 EPUB3를 만들 때 이미 홈페이지 제작이 암묵적으로 들어 있었다. 기술적으로 AI와의 협업 시도가 EPUB3 제작에서 성공하면 홈페이지 제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EPUB3를 제작할 때 정말 여러 밤들을 헤맬 때도 많았지만, 작업의 끝 무렵에는 협업이 아주 잘되었다. AI와의 기술적 소통 스킬을 쌓아 나가서 이젠 HTML 작업을 홈피 제작에도 연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송대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던 날 밤, 또다시 그 예의 ‘하얀 페이지’를 마주했다. 기말고사 공부로 심신이 몹시 지쳐 있었지만, 더 머뭇거리고 싶지 않았다. 원래 계획은 며칠 좀 푹 쉬고 나서 홈페이지 제작을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404’ 에러 표시를 보자, 저녁만 먹고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홈페이지 제작을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처음 도전하는 홈페이지 제작이었지만 EPUB3에서 이미 합을 맞춘 결과, 훨씬 덜 헤맸다. 거의 안 헤맸다고 할 수 있다. 이제 2주 만에 거의 98% 제작을 완료했으니까 말이다.

아마 외주 업체에 맡겼다면 그 시간이 배로 걸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까 이 정도의 요소가 많이 들어간 홈페이지는 쉽사리 견적이 1천만 원이 넘을 거였다. 그리고 외주 업체에 맡기면 관리비도 들어간다. 하지만 직접 제작하면 도메인 비용만 매년 3만원 남짓 지불하면 된다. 그건 외주 업체에 맡겨도 역시 들어가는 기본 비용이다. 홈페이지 주소는 고정으로 있어야 하기 때문. 게다가 이제 언제라도 내가 모든 걸 수정하고, 더 확장할 수 있다. 외주 업체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기면 나중에 추가로 수정할 때 비용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 기본 페이지에 있는 주소나 전화번호를 수정할 때도 비용을 내야 한다. 그리고 매달 관리비도 들어간다. 하지만 이제 내가 직접 제작했기에 모든 비용은 제로가 된다. 1천만 원 이상을 세이브한 셈이다.

또 이 홈페이지 제작은 결국 ‘디오니소스 논술 프로젝트’를 위한 시스템 구축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우리 현재의 홈페이지 대문 아래에 있는 ‘논술의 문’은 3개월여 후에 ‘디오니소스 논술’ 교재가 완성되면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다시 재정비된다. 좀 더 디테일하게 설명하자면, 외부 사이트로 연결하는 결제 시스템인데, 우리 책읽는귀족 플랫폼 안에서 교재를 구입하고 결제하는 게 클릭 한두 번으로 바로 된다. 그러면 서점에서 유통할 때 출판사가 지불하는 수수료, 독자들이 생각하는 퍼센트 이상의 수수료도 결제 금액에서 떼이지 않게 되기에 수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이다. 물론 ‘디오니소스 논술’의 첫 권은 기존처럼 일반 서점 전자책 플랫폼에도 유통하겠지만, 본격적으로는 우리 플랫폼에서만 판매한다.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도 추가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외주에 맡기게 되면, 제작 비용은 엄청나게 늘어난다. 하지만 내가 직접 제작하기에 비용은 제로다. 결제 시스템은 판매될 때만 소액의 수수료가 나갈 뿐이다.

떠날 수 있는 사람의 조건

준비가 끝났다는 건, 이제 ‘떠나도 된다’는 뜻이다.

이번 홈페이지 제작은 파리행을 위한 준비 단계이기도 하다. 이제 모든 것이 차근차근 잘 준비되고 있다. 홈페이지 제작은 이제 소소하게 수정할 것만 몇 가지 작업하면 끝이라서 지난 주말은 푹 쉬었다. 영화도 몇 편 보면서 말이다. 사실 기말고사 준비와 홈페이지 제작이 연속으로 진행되어 그 동안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 이번에 봤던 영화 중에 <블랙폰>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베스트셀러 원작이나 완성도보다 그 스토리 구조가 내게 감동을 주었다. 잠깐 스포하자면, 여러 번의 탈출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그 모든 실패의 요소들에서 얻은 경험으로 탈출을 극적으로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마치 나의 상황과 오버랩되었다. 결국 실패한 시도 혹은 성공하지 못한 경험도 큰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인생의 교훈이랄까, 그 암시를 이 영화는 담고 있었다. 원래 성장 드라마 같은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요즘 통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봤는데 의외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내가 처음으로 책읽는귀족 출판사를 등록하고 나서, 초반에 정말 바쁜 시기인데도 한두 달을 쉬면서 파주까지 출판진흥원의 전자책 수업을 들으러 갔다. 처음에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출판계에는 전자책 초기 시기에 프로그래머들이 득세했으니까. 우리 편집자들은 그들에게 기가 눌렸고, 언어만 아는 우리에게 HTML 코드는 영원히 풀지 못할 암호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간편하게 전자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받아서 제작했고,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그렇게 컴퓨터 언어를 대면했다. 그 시간과 시도가 큰 결실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전자책을 출판사가 자체 제작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디지털 북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오디오북으로 이어졌고, 결국 출판진흥원의 오디오북 제작 지원 사업에 몇 년에 걸쳐 연속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내서 총 22종이라는 명품 오디오북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영원한 자산으로 남았다.

이제 그 자산은 다시 EPUB3 제작으로 이끌었고, 또 결국은 1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홈페이지 제작과 논술 플랫폼 제작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진다. 제작 비용만 세이브된 게 아니라, 이 논술 플랫폼이 품은 그 잠재력과 판매 시장의 확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 순간에는 ‘이 방법이 맞을까’, ‘혹시 시간 낭비는 아닐까’, ‘이 길이 정답일까’, ‘이 시간에 다른 작업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등등 많은 번민이 오간 것도 사실이지만, 결론은 ‘시도’는 해보는 게 맞다. 때로는 무모할 것 같기도 하지만, 모험과 도전은 필요하다. 눈앞의 결실이 비록 대단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순간이 끝은 아니기에. 길은 길로 이어져 있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을 이룰 수 있고,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이자, 유일한 능력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내가 반드시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멈추지 않는다.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긴 시간을 두고서라도 앞으로 나아간다. 물론 항상 그 목표를 위해서 노력하진 않지만, 방향점은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것이 유일한 나의 장점이자 능력이다. 이제 파리행을 위해서 마지막 퍼즐이 남았다. 단 하나의 퍼즐만 맞으면 파리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다. 설사 그게 예정대로 2026년 8월 말이 될지, 아니면 2027년 2월 말이 될지 지금으로선 100% 확정할 수는 없다. 사실 원래 계획은 2027년 봄이었다. 한 학기를 당겨서 목표를 세운 것은 그래야 늦어도 2027년 봄에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지금 상황에서 빠르면 2026년 여름, 늦으면 2027년 봄에는 충분히 떠날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인 상황은 내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그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출국을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마지막 퍼즐, 그 한 조각만 도착하면 나는 준비해둔 캐리어와 여권을 들고 가뿐하게 파리행 에어프랑스 비행기에 오를 것이다. 지금 처분해야 할 가구와 짐들도 그리 많지 않다. 최소한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경험도 있어서 문제가 없다. 마지막 퍼즐의 한 조각이 내게 오케이 신호가 떨어지는 순간, 나는 캐리어에 꼭 필요한 물품만을 챙겨서 파리로 갈 것이다. 아마 내가 굉장히 유명해지지 않는 한, 다시 돌아올 일이 없을 것 같은 이 조국을 말이다.

물론 나의 파리에서 활동 기반은 대한 사람으로, 대한의 콘텐츠로 이루어지겠지만 말이다. 나의 가장 큰 무기는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건 부인할 수 없다. 한글이 세계화되어서 그 콘텐츠가 힘을 더해가는 이 시점에 파리에서 활동하기 위한 나의 주 무대는 한글과 한국인이라는 것. 한국어 교재 개발도 그 바탕 위에서 진행되고, 영화를 제작할 때도 나의 강점인 한국 문화적 요소를 창의적으로 프랑스 영화 제작 방식에 담는 것일 테니까.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은 이번 생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그 한국인이라는 강점과 특징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것이 파리에서 내가 잘 살아나갈 최선의 방책이다. 이제 ‘여권과 캐리어’라는 기본 준비물은 갖춰졌고, 방송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의 졸업은 기정사실이라, 이제 나의 파리행을 위한 다음 스텝을 나는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