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정의: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은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 기출문제를 통해 정의의 기준을 탐구하는 인문 논술서다. ‘정의는 힘을 필요로 하는가?’, ‘평등은 정의를 보장하는가?’, ‘평화를 원하는 것은 정의를 원하는 것인가?’, ‘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정의로운가?’ 등 실제 출제된 문제에서 출발해 정의와 평등, 힘, 평화, 의무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살펴본다.
책은 바칼로레아 기출문제 분석에서 출발해 핵심 개념과 철학 텍스트, 영화, 미술 작품, 현실 세계의 쟁점으로 사유의 범위를 넓혀 간다. 각 영역에 제시된 ‘바칼로레아식 논제’를 통해 하나의 질문을 여러 관점에서 검토하고, 감정이나 당위에 머무르지 않고 판단의 기준과 근거를 세우도록 이끈다.
이 책은 정의를 이미 정해진 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무엇을 같게 대하고 무엇을 다르게 대해야 하는지, 규칙을 지키는 것만으로 정의로울 수 있는지, 힘과 제도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분노를 질문으로, 질문을 판단으로, 판단을 자기 문장으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철학적 사고와 논술의 힘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차례
Reading Manual : 정의를 생각하는 법
프롤로그 : ‘정의의 기준’을 찾아서
‘질문의 문’ 앞에서 : 바칼로레아는 정의를 어떻게 묻는가
1강 Bac: 바칼로레아 문제 읽기
2강 Concept: 개념의 렌즈
3강 TEXT LAB: 정의를 둘러싼 다섯 개의 시선
4강 Cinéma: 프레임 실험실
5강 Galerie: 감각과 상징의 공간
6강 Monde: 정의의 광장
에필로그 : 정의의 기준을 다시 묻다
디오니소스의 서재 : 자유에서 정의로
디오니소스 계명 : 분노를 판단으로, 판단을 문장으로 바꾸는 법
바칼로레아 기출문제 출처
출판사 서평
『정의: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은 정의를 당연한 도덕적 가치로 선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무엇을 기준으로 정의롭다고 판단할 것인지를 집요하게 묻는 책이다. ‘디오니소스 논술 프로젝트’ 1권이 자유로운 선택과 그 책임을 탐구했다면, 2권은 자유로운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때 발생하는 권리와 이익의 충돌로 시선을 옮긴다. 누구나 불공정한 일을 보면 분노할 수 있지만, 그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판단으로 발전시키려면 개념과 근거가 필요하다. 이 책은 분노를 질문으로, 질문을 판단으로, 판단을 자기 문장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을 철학 논술의 형식으로 보여준다.
「Reading Manual: 정의를 생각하는 법」은 책을 읽기 전에 독자가 붙잡아야 할 사유의 방향을 안내한다. 정의를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으로 보지 않고, 같음과 다름, 규칙과 결과, 권리와 책임처럼 서로 충돌할 수 있는 기준들을 함께 살펴보게 한다. 프롤로그 「‘정의의 기준’을 찾아서」에서는 자유의 문제가 어떻게 정의의 문제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자유가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정의는 “서로 다른 선택이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떤 원칙 아래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고 묻는다. 정의는 이미 주어진 정답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제도 사이에서 끊임없이 시험하고 다듬어야 하는 판단의 기준으로 제시된다.
「‘질문의 문’ 앞에서: 바칼로레아는 정의를 어떻게 묻는가」는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이 정의를 다루는 방식을 보여준다. 바칼로레아는 정의의 뜻을 암기해 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정의 옆에 힘과 평등, 평화와 의무 같은 개념을 놓고, 서로 조화를 이루거나 대립하는 것처럼 보였던 가치들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익숙하고 좋은 말일수록 그 의미와 전제를 의심해야 철학적 사유가 시작된다는 점을 일깨우는 장이다.
1강 「Bac: 바칼로레아 문제 읽기」에서는 ‘정의는 힘을 필요로 하는가?’, ‘평등은 정의를 보장하는가?’, ‘평화를 원하는 것은 정의를 원하는 것인가?’라는 실제 바칼로레아 철학 기출문제를 다룬다. 힘은 정의를 위협할 수 있지만, 법을 집행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힘이 없다면 정의는 현실에서 무력해질 수 있다. 평등은 정의의 중요한 원칙이지만, 서로 다른 출발점과 조건을 무시한 동일한 대우는 오히려 불평등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평화 역시 정의로운 사회가 지향해야 할 상태이지만, 책임을 밝히지 않은 채 갈등만 덮는 평화는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있다. 이 장은 짧은 질문 안에 숨어 있는 개념의 충돌과 전제를 찾아내고, 처음 떠오른 판단이 반론을 만나 수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2강 「Concept: 개념의 렌즈」에서는 ‘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정의로운가?’라는 실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정의와 의무의 관계를 탐구한다. 규칙을 따르고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만, 규칙 자체가 부당하거나 그 결과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의무를 다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정의와 평등, 의무, 권리, 책임이라는 개념을 서로 연결하면서도 세밀하게 구분하여, 하나의 개념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철학적 사고법을 익히게 한다.
3강 「TEXT LAB: 정의를 둘러싼 다섯 개의 시선」은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롤스, 레비나스, 아렌트의 철학적 시선을 통해 정의를 탐구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같은 것과 다른 것을 나누는 기준을 묻게 하고, 칸트는 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롤스는 자신이 사회의 어느 자리에 놓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원칙인지를 시험하게 하며, 레비나스와 아렌트는 규칙과 제도 밖으로 밀려난 얼굴과 목소리를 발견하게 한다. 철학자의 이론을 외워야 할 정답으로 제시하는 대신, 하나의 판단이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떤 반례 앞에서 흔들리며 어떤 기준으로 발전하는지를 살피는 사유의 도구로 활용한다.
4강 「Cinéma: 프레임 실험실」에서는 영화 속 인물과 사건을 정의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다. 영화는 추상적인 정의의 문제를 한 사람의 선택과 갈등, 판단과 책임의 장면으로 구체화한다. 같은 행동도 누구의 시선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화면에 무엇을 담고 무엇을 감추는가에 따라 관객의 판단도 달라진다. 이 장은 한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시선과 그 판단에 따르는 책임을 살펴보면서, 감상에 머물렀던 영화의 장면을 철학적 질문과 논제로 전환한다.
5강 「Galerie: 감각과 상징의 공간」은 미술 작품에 나타난 고통받는 몸과 권력의 흔적을 읽는다. 그림 속에서 누가 중심에 놓이고 누가 주변으로 밀려나는지, 누구의 고통은 보이고 그 고통을 만든 권력은 왜 화면 밖으로 사라져 있는지를 질문한다. 몸짓과 표정, 시선과 구도, 화면의 빈자리까지 읽어 내면서 정의가 논리적인 개념인 동시에 타인의 고통을 알아보는 감각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넘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판단의 근거로 바꾸는 철학적 감상법을 제시한다.
6강 「Monde: 정의의 광장」은 책의 질문을 국경과 장학금 심사, 온라인 시스템 등 오늘날의 현실로 확장한다. 법과 제도, 심사 기준과 자동화된 판단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그 기준에 따라 누군가는 보호받고 누군가는 배제될 수 있다. 제도는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지, 동일한 기준이 모든 사람에게 실제로 공정하게 적용되는지, 잘못된 판단으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은 어디에서 이유를 묻고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정의는 개인의 선의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제도와 권력에 설명과 책임을 요구하는 문제임을 보여주는 장이다.
에필로그 「정의의 기준을 다시 묻다」는 앞에서 탐구한 문제들을 되돌아보며 정의를 최종적인 판결이 아니라 계속 설명하고 수정해야 하는 판단의 과정으로 제시한다. 정의로운 판단은 자신이 옳다는 흔들리지 않는 확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살피고 반론 앞에서 그것을 고칠 수 있는 책임에서 나온다. 정의는 가장 큰 목소리의 확신이 아니며, 판결보다 먼저 이유를 요구한다는 책의 문제의식이 이 장에서 다시 선명해진다.
「디오니소스의 서재: 자유에서 정의로」는 ‘디오니소스 논술 프로젝트’의 배경에 놓인 오래된 출판 기획을 보여주는 핵심 공간이다. 책읽는귀족은 ‘디오니소스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철학 논술을 염두에 두고, 국내에 널리 소개되지 않았지만 인간과 세계에 관해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고전을 찾아 직접 번역하고 출간해 왔다. 고전의 구체적인 문장에서 철학적 질문을 발견하고, 그 질문을 다시 논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원전의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이라도 다른 출판사의 번역문에는 별도의 저작권이 있어 필요한 대목을 자유롭게 인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이러한 기획의 배경이 되었다. 책읽는귀족이 직접 번역·출간하고 판권을 보유한 고전의 서가를 마련하여, 작품의 문장을 충분히 읽고 그 안에서 철학적 논제를 끌어내려는 오랜 계획이 「디오니소스의 서재」를 통해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이번 권에서는 책읽는귀족이 번역·출간한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을 바탕으로 인간의 자유와 선택, 선과 악의 문제를 철학적 논제로 발전시킨다. 작품을 단순히 소개하거나 줄거리를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권의 고전을 독자의 질문으로 바꾸고 그 질문을 다시 한 편의 논술로 이어지게 한다. 「디오니소스의 서재」는 문학과 철학, 출판과 논술을 하나로 연결하며, 책읽는귀족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디오니소스 프로젝트’의 역사와 ‘디오니소스 논술 프로젝트’만의 독창적인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이다.
「디오니소스 계명: 분노를 판단으로, 판단을 문장으로 바꾸는 법」은 책 전체의 사유를 실제 논술의 원칙으로 압축한다. 자신을 먼저 정의로운 편에 놓지 말 것, 같음과 다름을 나누는 기준을 밝힐 것, 규칙을 지켰다는 말에서 멈추지 말 것, 보이지 않는 사람의 자리를 찾을 것, 힘과 제도에 이유를 요구할 것, 판결하기 전에 자신의 이유를 설명할 것이라는 원칙을 통해 정의를 향한 분노와 열정을 질문과 논증을 갖춘 공적인 문장으로 발전시키게 한다. 마지막 「바칼로레아 기출문제 출처」에서는 책에서 다룬 실제 기출문제의 공식 출처를 밝히고, 실제 기출문제와 책에서 새롭게 구성한 바칼로레아식 논제를 명확하게 구분한다.
『정의: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의 강점은 철학 개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바칼로레아 기출문제와 철학 텍스트, 영화, 미술 작품, 고전문학, 현실의 제도를 하나의 사유 과정 안에 연결한다는 데 있다. 정의에 관한 글은 자칫 옳은 말을 반복하거나 상대를 비난하는 선언에 머물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독자에게 성급한 판결을 잠시 멈추고, 자신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했으며 그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설명하라고 요구한다.
정의를 향한 분노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한 판단으로 발전시키고, 그 판단을 반론을 견딜 수 있는 문장으로 완성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지향하는 철학 논술이다. 정의를 이미 완성된 답으로 가르치는 대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끝없이 질문하고 다듬어야 할 기준으로 되돌려 놓는 책이다.
책 속으로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에는 “정의는 힘을 필요로 하는가?”, “평등은 정의를 보장하는가?”, “평화를 원하는 것은 정의를 원하는 것인가?”와 같은 문제가 실제로 출제되었다. 어느 문제도 정의의 뜻을 외워 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정의 옆에 힘, 평등, 평화라는 개념을 놓고, 서로 잘 어울리거나 대립하는 것처럼 보였던 말들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힘은 정의를 위협할 수 있다. 그러나 법을 집행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힘이 없다면 정의는 현실에서 무력할 수 있다. 평등은 정의의 중요한 원칙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조건을 무시한 동일한 대우가 오히려 부당한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평화는 정의로운 사회가 얻어야 할 상태다. 그러나 책임을 밝히지 않은 채 갈등만 덮는 평화는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있다.
바칼로레아 문제는 좋은 말과 나쁜 말을 나누어 좋은 쪽을 고르게 하지 않는다. 하나의 가치가 어떤 조건에서는 정의를 실현하고, 다른 조건에서는 정의를 가릴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처음 떠오른 판단을 충분히 이해하되, 그 판단이 설명하지 못하는 사례를 만나게 한다. 반대편의 주장도 검토한 뒤 두 입장이 갈라지는 기준을 세우게 한다. 이것이 이 책이 따라가려는 논술의 움직임이다.
이 과정에서 철학자는 외워야 할 이름의 목록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같은 것과 다른 것을 판단하는 기준을 묻게 하고, 칸트는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고 있는지 살피게 한다. 롤스는 내가 어느 자리에 놓일지 알 수 없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원칙인지 시험하게 하며, 레비나스와 아렌트는 규칙과 제도 밖으로 밀려난 얼굴과 목소리를 보게 한다. 철학자의 이론은 완성된 답안이 아니라 생각이 다음 단계로 이동하게 하는 뼈대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으며 모든 철학자의 이름과 이론을 한꺼번에 암기할 필요는 없다. 논술은 암기 과목이 아니다. 먼저 하나의 주장이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떤 반례 앞에서 흔들리며, 반대 주장을 통과해 어떤 기준에 도달하는지 전체 흐름을 보아야 한다. 그 논리적 전개의 구조를 이해한 뒤 철학자의 개념으로 돌아가면, 이론은 기억해야 할 정보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2권은 실제 바칼로레아 문제에서 출발해 정의의 개념을 구분하고, 생각이 반론을 만나 수정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영화에서는 한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시선과 책임의 문제를 만나고, 그림에서는 고통받는 몸과 화면 밖으로 사라진 권력을 읽는다. 마지막에는 국경과 장학금 심사, 온라인 시스템이라는 오늘의 광장으로 나아가 권리와 제도, 구조와 설명의 책임을 묻는다.
이 책에서 처음 문을 여는 ‘디오니소스의 서재’는 갑자기 덧붙인 코너가 아니다. 책읽는귀족은 고전 번역·출간 기획인 ‘디오니소스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그 책들을 훗날 철학 논술로 확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국내에 널리 소개되지 않았지만 인간과 세계에 관해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고전을 발굴해 번역서로 출간한 것도, 언젠가 그 책들이 철학적 질문을 끌어내는 논술 참고 도서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기획에는 한 가지 복심도 있었다. 논술은 작품의 구체적인 문장을 읽고 그 안에서 질문을 발견하는 공부인데, 다른 출판사의 번역문을 필요한 만큼 자유롭게 인용하기는 어렵다. 원전의 저작권이 만료된 고전이라도 번역문에는 별도의 저작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책읽는귀족이 발굴해 번역서로 출간하고 판권을 보유한 고전들을 한데 모아, 작품의 문장을 충분히 읽고 그 안에서 철학적 논제를 끌어내려는 오랜 계획은 「디오니소스의 서재」를 통해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이번 권에서는 책읽는귀족이 발굴해 번역서로 출간한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을 바탕으로 인간의 자유와 선택, 선과 악의 문제를 철학적 논제로 발전시킨다. 한 권의 고전이 독자의 질문이 되고, 그 질문이 다시 한 편의 논술로 이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철학, 영화, 그림, 현실 사회는 서로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무엇을 같게 보고 무엇을 다르게 볼 것인가. 누구의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것인가. 누가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으로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어디에서 이유를 물을 수 있는가. 정의는 생각의 방 안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제도 사이에서 끊임없이 시험받는 판단이다.
프롤로그 중에서